함안 산인면 신산리 금, 은 채굴사업 허가 관련 민원현장조사 보고서
<사진설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사람이 지나다닐 만한 산길이 있던 울창한 숲이었는데
광산개발 때문에 개발현장까지 임도가 만들어졌다
.
►
조사일자
: 2014
년
6
월
18
일
(
수
)
오전
11
시
►
참석
:
신금숙 공동의장
,
김은경 부장
/
함안참여시민연대 조현기 대표
,
정은미씨
함안 산인면 신산리에 금
,
은을 캐는 광산사업이 시작되었다는 민원이 있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현장을 보고 온 소감을 먼저 말씀드리면 과연 이 사업이 금이나 은을 캐기 위한 사업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고
,
이토록 예의 없는 사업이 가능한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
민원을 제기한 성왕사는 입구부터 공사현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
이미 몇 년 전부터 해당 부지에 광산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인허가권자인 경상남도에 사전 협의 없이 사업승인을 하지 말 것을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
포크레인이 들어와 작업을 시작한 후에야 성왕사 입구부터 진입로가 나고 있음을 알았고
,
함안군과 경남도청
,
낙동강유역환경청 공무원들이 여러 차례 다녀간 후에도 길 건너 마을에서는 공사가 시작된 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
이렇게 임도가 나고 화개산 지하부가 온통 파헤쳐질 지경에 처했지만 형식적인 주민동의
,
주민설명회 같은 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
대충 만들어진 임도의 실체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
성왕사가 위치한 화개산은
500
미터가 채 되지 않는 낮은 산이지만 계곡이 가파르고 깊었습니다
.
때문에 비가 오면 급하게 계곡으로 쏟아져 내려와 산 아래쪽은 물난리를 겪기가 일쑤였답니다
.
(
※
화살표
:
물이 흘러가는 방향
)
진입로는 물길을 덮어버렸습니다
.
계곡으로 가는 길이 단절된 상태에서 큰 비가 오면 곧장 허물어질 것이 뻔히 보였습니다
.
민원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도 코앞에 닥친 장마였습니다
.
숲과 물길을 단절시킨 진입로 중간 즈음에 폭이 1 미터 정도 되는 웅덩이가 파여져 있었습니다 . 물이 받아지는 모습은 아니었고 , 주변 흙도 젖어 있는 모양새가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들여다 본 웅덩이에는 개구리들이 십여 마리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어떻게 이 메마른 곳을 지나 물웅덩이를 찾아왔는지 , 저대로 두고 가도 괜찮을는지 걱정이 됐습니다 .
비가 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여지는 진입로 곳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진입로 중턱부터 검정색 비닐이 경사진 곳 여기저기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 산자락이 끊어진 곳 , 진입로에서 계곡으로 곧장 떨어져 내리는 자리에 엉성하게 덮어놓은 비닐의 목적은 재해 예방이랍니다 . 민원인이 비가 와서 무너져 내리면 어떻게 할 거냐고 거세게 향의했더니 사나흘 전에 농사용 비닐을 몇 뭉치 메고 올라가서는 대충 펼쳐놓은 것이랍니다 . 산에 길을 내면서 베어낸 나무뭉치들도 무더기를 이룬 채로 경사진 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 조금만 힘을 줘도 계곡으로 무너져 내릴 태세입니다 . 광산개발을 막는 것 보다 재해예방이 시급한 현장이었습니다 .
길지 않은 계곡에 이런 오래된 사방댐이 세 개나 지어져 있었습니다 . 왜 물이 말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가파른 계곡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얼마나 위협적이었을지 짐작이 됐습니다 .
임도가 끝난 지점에 닿으니 계곡 너머 반대편에 덩굴 사이 바위들이 드러나 보이는 곳이 보였습니다
. 15
년 전에 채석장이었고
,
지금은 금
,
은 광석 채굴허가를 받은 곳입니다
.
채석장이던 곳에 어떻게 광산개발 허가가 난 것인지 의아했습니다
.
요즘 기술이 워낙 좋아 땅속에 뭐가 묻혀 있는지 훤히 들여다본다고는 하던데
...
개발사업 현장을 돌다보면 매번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기술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
저 채석장이던 바위들을 뚫고 나가면 내서면 상곡리와 연결된다고 합니다
.
단 한 군데도 안전해 보이는 곳이 없는 길을 다시 내려왔습니다
.
공사도로로 변해버린 길을 따라 바위자락
,
나무뿌리 할 것 없이 다 드러나 보이고
,
계곡으로 뻗쳐 내린 언덕에는 베어진 나무들이 아무렇게나 더미를 이룬 채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한답시고 걸쳐 놓은 비닐이 오히려 계곡까지 휩쓸려 내려갈까 걱정이 됐습니다
.
다시 공사현장 입구까지 내려와 계곡을 살펴봤습니다 . 좁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이어진 계곡 하단부에는 좁은 수로만 간신히 남긴 채로 복개되어 있었습니다 . 도로 위에 방치된 나무더미 하나만 무너져 내려와도 수로가 막혀 물난리를 겪을 것이 뻔해 보입니다 .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하천과 계곡에 바짝 붙어 살 자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 하천부지가 법으로 명문화되기 전에는 흔히 있어왔던 일입니다 . 하지만 지금의 치수행정은 하천 폭을 넓히고 하천부지를 확보하여 물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그만큼 물이 가진 힘이 웬만한 토목기술로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위협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이곳 함안군 산인면 신산리 광산개발 부지는 이런 안전성은 털끝 만큼도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
채굴사업으로 인한 지하수오염
,
지반붕괴 등은 차치하고 우선 코 앞으로 닥쳐온 장마철 대비도 전혀 없습니다
.
바로 인접해서 사람이 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
광산개발사업의 인허가권은 경남도에 있고
,
기타 부수적인 허가권은 함안군에 있습니다
.
현장을 방문하기 전에 두 기관에 여러차례 통화를 해봤지만
,
대답은 하나였습니다
.
함안군은 인허가권이 경남도에 있으니 거기로 문의하라는 것이고
,
경남도는 인허가 전에 협의조항이나 사업에 필요한 허가권이 함안군에 있으니 함안군에 가보라는 것입니다
.
그리고 경남도에서 던져준 사업을 막을 수 있는 팁은
.
도로허가나 산지개발 등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함안군에서 취소하면 되고 자연스럽게 사업 자체를 못하게 될테니까 그 쪽으로 상세히 훑어보랍니다
.
허가할 것 다 해준 행정이 할 말이 이것뿐입니다
.
주민민원부터 해결하는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조치도 민원인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사업타당성은 고사하고 과연 금이나 은이 채굴가능한 곳인지 탐사한 자료라도 달라고 했지만 행정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채굴량이 너무 적어서 그런것인지
,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사업이었는지 지금부터 차근히 챙겨볼 작정입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함안군에 이 공사로 인한 재해발생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도록 요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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