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선언문

since 1991.12.07~

우리는 환경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다.

 

우리 인간이 살기 위해 숨 쉬고 먹고 마시고 일하는 모든 활동은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 환경은 우리의 삶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삶의 원천이다. 환경은 이 땅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 재산 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선조들이 수백만 년의 역사를 발전시켜 올 수 있었던 삶의 바탕이며,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갈 삶의 보고이다.

이러한 환경이 불과 수 십 녀 사이에 엄청나게 파괴되고 오염되었다. 깨끗했던 하늘은 검은 연기로 뒤덮이게 되었고, 맑았던 강은 썩은 물로 가득 차게 되었으며, 아름다웠던 산과 들은 쓰레기로 온통 뒤덮이게 되었다. 이렇게 파괴, 오염된 환경은 더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생활과 생존도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환경을 이처럼 파괴하고 오염시키게 된 것은 그 동안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이를 무분별하게 진행시켜 온 잘못된 정책들 때문이다. 탐욕스런 기업 활동은 자원과 에너지를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엄청난 공해물질들을 내뿜으며 이윤을 극대화 시키고자 했으며, 성장정책을 최우선으로 한 정부는 개발만을 강조하고 환경에 대해서는 단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임기웅변으로 대처해 왔다.

이러한 정치, 경제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 시민 개개인들 역시 무절제한 소비생활로 환경을 더욱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점점 더 심각하게 파괴되고 오염되어 가는 환경은 결코 이대로 방치될 수 없는 위기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만약 환경위기가 극복되지 않은 채 지속된다면, 일상생활의 삶이 고통 받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윤추구도 불가능해질 것이고, 정부의 성장정책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환경위기의 주요 책임자로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시민 개인들이 이 위기를 자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동안 각 지역에서 공해를 추방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활동해 오던 여러 민간환경단체들이 오늘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게 되었다. 한 깃발 아래 모인 우리는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각 지역의 주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한편, 전국적인 연계망을 구축함으로써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원인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처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저항과 반대운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학적 원이 ㄴ분석을 기초로 시민들이 공감하고 동참하는 실천운동으로 환경운동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새로 출발하는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환경파괴, 오염행위를 근절하고 새로운 환경의식과 실천으로 스스로 자신의 삶터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는 시민운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기업들이 환경을 지키는데 앞장설 수 있도록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이며, 정부 역시 환경보전에 대한 굳은 의지를 갖고 정책을 펴도록 강력히 촉구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서구문면의 소산인 이기주의의 틀을 개고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순환의 질서를 되찾고, 자연과 더불어 모든 인류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소명을 실현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심각하게 파괴, 오염된 이 땅에서 온몸으로 환경운동을 일구어 왔던 지난날의 노력이 오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굳건한 발판이 될 수 있었음을 자부하면서, 앞으로 환경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갈 ‘환경운동연합’의 창립을 엄숙히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