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해,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을 뿐이었다.

관리자
발행일 2021-06-11 조회수 117



5월 24일 오후 3시, 이마트 창원점 앞에서 아주 슬픈 기자회견이 열렸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피해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1년 현재 정부로부터 피해인정을 받은 피해구제 인정자는 4,114명이고, 이중 1,005명은 이미 사망했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촉구하고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기 않도록 전국을 돌며 가족의 죽음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유가족 옆에 섰다.
성가대에서 활동할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를 잃은 남편,
태어난 지 110일 된 셋째 딸을 잃은 아버지,
고등학교 진학 걱정을 하던 중학생 아들을 잃은 아버지,
그들은 절규했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경남도민들에게 내 가족의 고통과 죽음을 이야기 하지만 다음은 당신 차례 일 수 있기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하자고. 대기업과 대형마트에서 만들고 판매한 상품을 사용했을 뿐인데 그 결과는 처참한 고통과 죽음이었기에 전국을 돌며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찾기 진상규명에 앞장서고 함께 해주길 요청하면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 기업과 마트에 대한 법적 책임과 배상을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의 피해는 눈에 띄지 않고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구입한 제품으로 인해 비극을 불러온 만큼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상처도 깊다. 또한 장기간 투병생활과 막대한 의료비, 환자의 고통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등 피해자들은 이중삼중의 고난에 빠져있다.
가습기“살인”살균제는 2011년 4월, 서울아산병원이 "중환자실에 중증 폐렴 임산부 환자가 갑자기 늘고 있다"며 임산부 7명이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하고 그중 4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여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역학조사를 거쳐 같은 해 8월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미상의 폐 손상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모든 대형마트, 슈퍼 가판대에서 가습기살균제는 치워졌으나, 이미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 동안 천만개 이상 판매가 되었다. 그 피해 또한 일찍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원인미상의 폐질환”이라는 병명으로.
2011년 역학조사가 시작되면서 원인미상으로 묻혀있던 그 당시 영유아 사망원인 밝혀지고 더불어 급성호흡기 질환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른다는 정황을 밝혀내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여든 넘은 노모를 위해 여러 가지 건강식품과 상품에 눈길이 가고 또 몇 가지를 사고, 사랑하는 조카를 위해 장남감도 살 것이다. 이 상품들이 내 늙으신 어머니의 건강을 좀 더 지켜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장난감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믿으며 조카의 웃음을 떠올리면서.
이런 일상들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믿음직한 기업의 상품으로 방송에서 계속 선전하고, 또 이름 있는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하니...
환경보건시민센터의 21년 5월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피해자 추산 인원은 87만 8978~102만 5319명이며, 경상남도 전체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578,324명이고, 건강 피해자는 61,602명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밝혔다. 이중 경남지역의 피해신고는 306명이고, 사망자는 68명으로 사망자 비율은 22%이다. 그리고 피해구제 인정자는 192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45명으로 인정률은 63%이다. 경남지역의 건강 피해자 중 신고율은 0.5%에 불과하며 200명에 1명꼴로 피해신고는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피해구제에 대한 노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설미정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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