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파헤치지 않게 하소서

관리자
발행일 2010-11-12 조회수 247




  


오늘 하루            


김 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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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실핏줄인 강과 어머니의 팔다리인 나무와 풀이 다칠세라



살금살금 걸어다니게 하소서 어머니의 젖가슴이 다칠세라

함부로 파헤치지 않게 하소서 함부로 찍어내리지 않게 하소서








가르고 파고 파묻고 죽여도 아프다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는


배를 뒤집고 죽어가는 고물고물한 어린 것들 앞에 고개 숙이게 하소서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꼭 보답하게 하소서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가고 되돌려주게 하소서





김해자 시인의 오늘하루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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