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지구적 만남]재두루미야 잘 다녀와~

관리자
발행일 2022-03-03 조회수 130



재두루미야, 잘 다녀와~
 
오늘은 며칠 동안 기다려온 재두루미를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이른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니 투둑 투둑 두근거리는 맥박이 느껴집니다. 내가 잠든 순간조차도 쉬지 않았을 심장의 숱한 시간을 되짚습니다.
독수리와 황조롱이가 주남저수지 상공을 맴돌고 있는 하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든 우리 회원 가족들이 포근한 날씨만큼이나 반가웠습니다.
봄기운 가득한 주남저수지 둑을 걸으면서 들판에서 유유자적 먹이활동을 하는 재두루미와 큰고니,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 수많은 새들과 이제 막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길가의 작은 풀들을 보면서 그들만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공존의 맥박을 짚는 일, 귀 기울이는 일일 것입니다.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온 생명을 품은 어머니 대지와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살아낸 새들과 작은 벌레들과의 공존의 맥박을 짚듯이 맑은 정신과 열린 마음으로 이곳에서 살고, 이루고, 떠나는 생명들의 삶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봄기운이 감도는 주남 들녘에서 ‘재두루미야, 잘 다녀와~ 또 만나자!’하며 손을 흔드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어느 때보다 유난히 긴 겨울을 지내느라 축 늘어져있던 심장은 다시 생기를 찾고 고동칩니다. 우리의 마음이 거기에 스미고 연결되어 있는 까닭이겠지요.
함께 인절미를 만들고, 주남을 상징하는 그림에 꾸미기도 하는 소소한 시간들 속에서 우리 마음에는 멀리 떠난 친구를 기다리듯 소중한 기다림 하나가 새겨졌습니다.
겨울철새들이 떠나면 비워진 들녘에 벼가 자라서 다시 돌아올 그들을 변함없이 맞이하고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 더 비워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글, 김영선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위원회 위원
*사진이 필요하신 회원님들께서는 사무국에 연락을 주시면 메일로 발송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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